내 삶을 바꾸는 숲, 숲 속의 대한민국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임상섭

1. 서론

2018년 7월 산림청에서는 새로운 산림정책 마스터플랜인 ‘숲 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추진계획’을 수립·발표하였다. 그간 자원 조성과 육성에 초점을 맞췄던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사람과 공간 중심으로 전환해나감으로써 국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자는 것이 계획의 주목적이다. 이번 계획은 ‘내 삶을 바꾸는 숲, 숲 속의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아래, ‘국토·산촌·도시로 이어지는 활력 있는 숲 공간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토·산촌·도시의 3대 핵심공간 전략 및 11대 주요과제를 제시하였다. 산림청은 2022년까지 ‘숲 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추진계획’을 기반으로 산림정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며, 본고를 통해 계획의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2. 국토 : 한반도 녹화

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숲을 가지고 있다. 산림녹화 성공과 체계적인 산림관리로 그간 우리나라 임목축적은 꾸준히 증가했다. (1970년 10㎥/ha → 2017년 154㎥/ha) 이제는 지난 50년간 소중히 가꿔온 산림자원의 가치를 어떻게 높이고,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 봐야할 때이다. 이에 ‘숲 속의 대한민국’의 첫 번째 공간을 ‘국토’로 설정하고, 정책의 기본방향을 ‘산림의 공익적·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남북을 잇는 건강한 숲을 만드는 것’으로 삼았다. 다음은 국토 분야의 주요 과제들이다.

첫째로, 보전가치가 높은 산림에 대해 보호구역 지정을 확대하고 유엔생물다양성협약 아이치 타겟(Aichi Biodiversity Target),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카테고리 등 국제적 기준에 맞는 관리를 지속해나갈 것이다. 특히, 역사·생태적으로 의미가 깊은 백두대간·민북지역 내의 산림 훼손지의 성공적 복원을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는 제한적 탐방제 적용을 확대하여 산림의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도모함으로써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둘째, 경제적 가치가 높은 산림은 경제림육성단지나 선도산림경영단지로 지정·운영한다. 특히, 선도산림경영단지는 인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 산림을 활용한 주민 소득 및 일자리 창출 모델로 키워나가려 한다. 이를 위해 경영전문관 제도를 도입하여 산림경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 가시적인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경제수종으로의 갱신, 증가하는 활엽수림의 관리·활용방안 마련,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의 산림흡수원 반영에 따른 산림탄소상쇄제도 활성화 노력 등도 지속해나가겠다.

셋째, 우수 산림경관자원을 중심으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등을 연계하는 산림경관벨트를 구축해나가고자 한다.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산림경관 관리를 추진하고, 경관 조망수요가 있거나 복원이 시급한 지역 등을 경관관리우선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넷째, 한반도의 완전한 녹화를 위해 남북산림협력을 체계적으로 이행해나가겠다. 그간 산림청에서는 북한 산림복구용 종자 저장, 대북지원용 양묘장 조성 등 한반도 산림생태계 복구를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해왔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산림 분야가 남북협력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그간의 준비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특히 9·19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서, 앞서 7월에 열린 분과 회담에서 합의된 각종 협력사업(산림병해충 방제, 양묘장 현대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가고자 한다. 유관부처 및 국제기구, 민간단체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실천적 방안과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 산촌 : 경제 활성화

산촌은 우리 국토의 44%를 차지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정주여건 낙후 등으로 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촌을 미래세대가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선진공간으로 만드는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그간의 정부 주도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의 자원과 특색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주도가 되는 사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산촌의 자립역량 강화를 위해 발전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산촌거점권역’으로 지정하여 집중 육성하고자 한다. 주민 주도의 상향식 특화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산림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화발전계획의 수립과 실행을 이끌어나갈 혁신리더 양성 뿐 아니라 산림분야 전문기술교육 제공, 청년 공유주택 보급 등 청년층 유입에도 적극 노력해나가겠다.

산촌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자원의 생산부터 가공·판매까지 주민들이 주도가 되어 산업을 키워나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를 활용한 ‘목공예 특화마을’과 BT산업 원료 제공 등을 위한 ‘산림생명자원 재배단지’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소규모·분산된 형태로 국유림을 활용(대부, 사용허가 등)하던 주민들을 사회적경제 주체로 육성하여,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이외에도 단계별 교육·컨설팅, 유통 지원 등을 통해 청정임산물 전략품목의 재배역량을 강화하고 품질관리, 지리적 표시제 확대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한다.


또한, 예비 부모 대상 숲태교 마을, 폐교위기 학교 등을 활용한 산촌유학센터 조성, 치유의 숲 소재지 인근에 치유산촌 육성 등으로 도시민들에게 산림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산촌의 소득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산림레포츠나 산림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특화 산림레포츠단지나 숲속 야영장 조성, 국유림 명품숲 발굴 등 산림관광 인프라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개별적인 산림산업·서비스들이 모여 하나의 단지를 형성, 상생하는 모델을 구축해 나가야할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단일 또는 인근지역 내에 생산·가공·유통·판매, 그리고 연구시설 등을 집적화하여 비용은 낮추되 시너지는 높여야 한다. 목재산업단지, 임산물유통단지, 산림생명산업단지 등이 그 예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산림휴양·교육·치유시설이 모인 복합 서비스 제공 모델을 만들고, 정부·지자체·기업 등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대국민 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4. 도시 : 녹색공간 확충

우리나라 국민의 약 92%가 도시에 살고 있다. 국토의 63%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국민들이 도심 속 일상에서 숲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폭염, 미세먼지 등으로 일상이 불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숲이 주는 기후 완화(여름 한낮 평균 기온 3~7℃ 완화) 및 미세먼지 저감(미세먼지 평균 25.6% 저감, 초미세먼지 평균 40.9% 저감)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도심 속 녹색공간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이다. 산림청은 도시민들이 숲을 찾아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생활 주변에서 숲을 만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해 다양한 유형의 녹색공간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

우선 도시 외곽 숲의 관리를 강화하여 산림의 기능이 최적 발휘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관보호구역, 생활환경보호구역 등 생활권 주변 산림을 집중 관리하고, 산림의 6대 기능별 숲가꾸기를 지속 추진해나가려 한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에 초점을 맞추어 다양한 숲 조성·관리 기술을 개발·적용해나갈 것이다. 침엽수와 활엽수를 함께 심어 계절에 상관없이 나뭇잎을 존치함으로써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연중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미세먼지 저감 기능 증진을 위한 숲가꾸기 기술 고도화, 적정 산림구조 개발 및 수종별 미세먼지 흡착 특성 등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도시 내부 숲은 외곽 숲과의 연결성을 높여 그 기능을 강화하려 한다. 도시 내·외를 선형으로 잇는 ‘바람길숲’을 조성함으로써 대기흐름을 원활히 하고 찬바람을 유입하여 열섬현상을 완화하고자 한다. 또한, 산업단지 등 미세먼지 발생원 주변이나 미세먼지에 민감한 영·유아, 어린이 이용시설 등에 집중적으로 도시숲을 조성하여 미세먼지 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학교 명상숲, 특화 가로수길 등 도시 내 다양한 녹색공간을 만들고, 도시별 도시숲 관리체계도 구축해나가고자 한다. 특히, 도시재생사업과 연계 가능한 숲 모델을 개발·제안하고, 시민이 도시숲의 조성·관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생활권 주변에는 국민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인 ‘목재’와 ‘정원’을 접목하여 도시 미관 및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실내외 인테리어 등에 국산 목재의 활용도를 높이고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추세에 맞는 고층·다층 목조건축물을 확대해나갈 것이다. 또한 건물·공공시설 등에 실내외 정원을 만들고, 조성 과정에 지역 주민이나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찾아가는 정원’사업도 확대 추진한다. 이 외에도 국유림 등을 활용해 직접 임산물을 심고 가꾸는 ‘산림텃밭’ 조성 사업 등을 통해 도시 공동체를 복원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나가고자 한다.

5. 기대효과

‘숲 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추진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된다면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산촌 활성화를 통한 국가균형발전, 도시환경 개선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 등 다양한 국정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량화하자면 2022년까지 신규 일자리 2만7천개, 귀산촌 인구 9만명, 임가소득 4천5백만원,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 12㎡ 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 맺음말

모든 계획이 그러하듯이 어떻게 실천해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숲 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추진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일상을 누리는 생활권, 지역 단위에서의 실행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즉,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능동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지방자치·지방분권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숲과 관련된 지자체의 역할과 책임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청도 앞으로 지자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여 ‘숲 속의 대한민국’이라는 청사진을 구체화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숲 속의 대한민국은 우리가 실제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간의 주인인 국민들의 성원과 협조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그 효과가 떨어진다. 숲 속의 대한민국이 산림청만의 꿈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꿈이 되기를 바란다. 국민들께서 숲 속의 대한민국 만들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참여해주신다면 이러한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산림청도 앞으로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적극 협조하여 국민 모두가 전국 어디서나 숲을 만나고 숲이 주는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